지난 2005년 CPU의 물리 연산을 별도의 프로세서가 맡도록 하는 물리연산장치(Physical Processing Unit, PPU)가 출시가 되었다.
2006년 게임개발자컨퍼런스(GBC)에서 ‘아가이아(Agaia)’가 만든 ‘피직스(PhsiX)’가 처음 제품화된 이후 눈부신 성장세를 거듭, 이제 AI와 블록체인 분야까지 ‘연산엔진’의 진화가 되고 있다. 시장에 도입된 기술이 봉착하게 되는 ‘장해 요소’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난다.
그래프코어의 IPU와 미디움의 BPU는 최근 AI와 블록체인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 사진: 그래프코어의 콜로서스(Colossus) IPU 칩 이미지 >
그래프코어는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나이절 툰 최고경영자(CEO)와 사이먼 놀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AI 시대와 머신러닝에 특화한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창업했다.
그래프코어가 독자 설계로 만든 IPU는 중앙처리장치(CPU)나 GPU와 달리 프로세서에 직접 메모리(온칩메모리)를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프코어에 따르면 IPU는 기존 CPU 및 GPU 조합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10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빠르고, GPU보다 전력 사용량이 2배 이상 적어 데이터를 분석해서 컴퓨터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인 '머신러닝'에 더 적합하다.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그래프코어는 삼성전자, MS, 델, BMW, 보쉬 등으로부터 총 3억1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 받았다. 지난 6일 그래프코어는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초대 지사장으로 강민우 사장을 선임하며, 한국 진출을 가속화 하고있다.
반면, 엔비디아 GPU는 그동안 CPU보다 빠른 병렬 데이터 처리로 AI 분야에서 각광받았다. 기업용 AI 컴퓨팅에서 엔비디아 GPU가 유일한 솔루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래프코어의 IPU가 빠르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춰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미디움의 BPU(Blockchain Processing Unit) 이미지 >
한편, 블록체인 기술기업 미디움은 지난 2018년, 블록체인의 상용화가 성능 문제에 부딪혀 진전이 없는 것을 착안,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며 설립되었다.
초당 10만번의 전송 속도(10만 TPS)라는 수치에 관련 업계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디움이 보여준 기술의 핵심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였다. 거의 10년이상 소프트웨어 기반의 연구가 지배적이었던 블록체인 성능개선에 대해 ‘병목현상(Bottle neck)’과 ‘장해 요소(Obstacle factor)’들을 전용 정보처리장치를 직접 개발하여 성능을 대폭 개선시킨 것이다.
미디움의 독자설계로 만든 BPU(Blockchain Processing Unit)는 블록체인 서명 확인(Sign & verification)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해요소들을 병렬 장치와 하드웨어 가속(Acceleration by hardware)으로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화 시스템이 IC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업형 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각자 차별적으로 고성능, 고효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되고 있다.
미디움은 BPU를 기반으로 제작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을 각 수요기업에게 공급해 나가면서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정보 기술 자문 회사 가트너는 2020 전략기술에서 스마트 공간(Smart Space)분야의 핵심기술이 실용적 블록체인(Practical Blockchain)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이 13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여전히 ‘확장성’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기반 블록체인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수준의 성능 개선은 힘들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린 부테릭은 블록체인의 응용기술이 새로운 붐을 이끌 것이라고 지난해 국회 포럼에서 언급한 바 있다.
새로운 시각이 새로운 기술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했으며, 그 원동력은 바로 ‘뒤집어 보는 인사이트’이다. 시장의 변화는 ‘스타트업’과 함께 시작되어왔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의 방식 모두 정체현상을 빚은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 ‘하드웨어를 통한’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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